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려는 움직임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상 중단 시점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오늘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완전 고용(full employment)
'완전 고용'이란 실업률 0%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때,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자가 모두 고용된 상태를 말합니다. 이 단어가 자꾸 경제 뉴스에 등장하는 이유는 완전 고용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두 가지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완전 고용은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낮은 실업률과 임금 인상으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면,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게 됩니다. 그 결과 물가 전반의 상승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완전 고용이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임금이 높아질수록 물가 상승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가 안정(price stability)
완전 고용과 함께 연준의 목표가 되는 것이 바로 '물가 안정'입니다. 2022년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잡고 물가 안정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대표적인 통화 긴축 정책 중의 하나로 시중에 공급된 통화를 거둬들여 인플레이션을 저지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과 반대의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 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인 '디플레이션'의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 안정을 추구합니다. 지금과 반대로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시중에 돈을 풀어(통화 공급을 늘려) 물가 하락을 저지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이분법적으로 설명했으나, 통화 정책은 물가 안정을 위한 여러 정책 중 하나일 뿐임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완전 고용이냐 물가 안정이냐
현재 시점에서 연준은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연준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상당수의 일자리를 제거해 인플레이션을 잡거나 2%인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수정하는 것입니다.
먼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곧 도달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총수요 부족이 그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믿습니다. 이러한 의견에 따르면 연준은 물가 안정을 목표로 완전 고용을 포기하고 지속적인 일자리 부족을 유발해(일자리 제거) 깊은 경기 침체를 설계하는 방안을 택할 것입니다.
팬데믹이 총수급 구조 자체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500만 명에 가까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고, 이러한 노동시장의 변화가 회복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의견에 따르면 연준은 인플레이션의 추세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받아들이고, 2% 목표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택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