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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재밌다/책책책

[경제 도서] 부의 대이동 / 오건영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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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부의 대이동」이라는 책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을 같이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이 책은 달러와 금의 흐름을 바탕으로 거시 경제의 흐름을 읽고 투자 인사이트를 제안합니다. 스스로 거시경제를 읽는 힘을 기르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투자에 관심이 있는, 투자를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부의 대이동」은 2020년 7월에 출판되었기 때문에 지난 3년간의 경제 상황 변화에 관한 자료를 보충하여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1. 환율 이해하기(달러/원)
2. 달러 투자
 2-1. 달러 강세의 배경
 2-2. 달러 강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2-3. 그럼에도 달러 스마일
3. 금 투자
4. 나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

 

부의 대이동
부의 대이동 / 오건영 저

 

저자인 오건영 신한은행 WM본부 부부장은 특유의 인사이트를 담은 마켓 분석과 쉬운 설명을 바탕으로 페이스북, 네이버 카페, 책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자의 모든 책은 꾸준히 같은 맥락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한 권만 읽어도 충분히 그의 투자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책은 크게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1에서는 환율과 금리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지식을 다룹니다. 이미 투자를 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파트지만, 책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데 꼭 필요한 설명입니다. PART2는 달러 투자, PART3는 금 투자를 이야기하고, PART4에서는 앞의 내용을 아우르는 글로벌 경제 시나리오를 제시합니다.

 

 

 

1. 환율 이해하기(달러/원)

환율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두 통화의 가치를 동시에 알아야 합니다. 달러/원 환율은 달러를 기준으로 한 원화의 가치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1달러를 사기 위해 1,200원이 필요하다면 달러/원 환율은 달러당 1,200원이 됩니다.

 

헷갈리는 지점은 환율이 상승 또는 하락할 때 발생합니다. 달러를 기준으로 말할 수도 있고, 원화를 기준으로 말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1달러를 사기 위해 과거에는 1,200원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1,500원이 필요하게 되면 달러/원 환율이 올랐다고 표현합니다.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오른 것입니다. 달러 기준으로는 달러 가치가 상승했지만, 원화 기준으로는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1달러를 사기 위해 과거에는 1,200원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1,000원이 필요하다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다고 표현합니다. 원화 대비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승한 상황입니다. 정리하자면,

 

달러/ 환율 상승 → 달러 가치 상승 원화 가치 하락
달러/ 환율 하락 → 달러 가치 하락 → 원화 가치 상승

 

 

 

2. 달러 투자

2-1. 달러 강세의 배경

2000년대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 이머징 국가들은 저가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수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수출 성장이 막히자 내수 성장에 주목했습니다. 내수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가 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소득 증가가 쉽지 않자 그 대안으로 주택 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2000년대 미국에서는 주택담보 대출이 급증하고 은행들은 자산유동화를 위해 많은 양의 MBS(Mortgage Backed Security)를 발행하게 됩니다. 주택시장 버블과 주택 관련 금융시장의 과열이 나타났고, 2006년 상반기부터 미국의 주택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그 위기가 미국의 금융기관, 세계 금융기관으로 번져나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금융위기 직후 미국 경제는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을 실시했습니다. 달러의 공급을 늘려 유동성을 공급한 것입니다. 과감한 양적완화로 인해 달러 가치는 2012년 하반기 바닥을 찍었고, 2013년부터 미국 경제는 IT산업을 중심으로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미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중국 등의 국가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와 부채 위기를 겪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 자본은 미국으로 쏠렸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게 되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Fed)는 경기 과열을 우려해 2014년 하반기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2015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기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미국 금리가 높은 만큼 달러화에 대한 수요는 증가했고, 달러화 공급은 줄면서 달러 가치는 더욱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달러 인덱스 차트
달러 인덱스 차트(2013년 이후)

 

달러 인덱스 차트는 유로, 엔, 파운드 등의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냅니다. 그래프가 위로 향한다는 것은 다른 통화 대비 달러가 강세라는 의미입니다. 2014년 뚜렷한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2017년 잠시 주춤했다가 2018년 하반기부터 다시 상승 추세를 보입니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세를 보이다가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래에 최근 원·달러 환율 반등에 관한 저자의 최신 글을 첨부합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302250300035

 

[오건영의 경제읽기] 원·달러 환율이 반등한 이유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달러당 1300원 수준까지 되돌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m.khan.co.kr

 

 

 

2-2. 달러 강세는 계속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 경제의 상황은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달러만이 가진 특성을 활용해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앞서 저자는 현재까지 이어져 온 달러 강세의 요인을 두 가지로 꼽았습니다. 

  • Fed의 기준금리 인상
  • 미국의 다른 나라 대비 독보적인 성장

달러 강세가 계속될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위 두 가지 요인이 지금도 유효한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이 출판된 2020년 상반기에 Fed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둔화를 우려해 무제한 양적완화를 단행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달러 강세의 첫 번째 원인이 사라졌다고 보았습니다만, 2022년 3월부터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달러 강세 원인
미국 기준금리 차트(2018년~)

 

달러 강세의 두 번째 요인인 미국의 차별적 성장 기조는 이미 상당 부분 달러 가치나 주가에 반영되어 왔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과거 미국 경제의 독보적인 성장세에 비하면 재정, 금융, 에너지 산업 부분의 성장세가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를 계속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영원한 달러 강세도, 영원한 달러 약세도 없다.

 

 

 

2-3. 그럼에도 달러 스마일

'달러를 좀 사둘까요?'라는 질문에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저는 수년간 달러 환율이 크게 튀어 오를 확률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 달러를 투자 자산에 포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단, 포트폴리오 수익률 방어용이라고, 위기를 대비하는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장기로, 적립식으로 조금씩 사들이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0년 7월 기준)

앞에서는 달러의 초강세는 끝났다고 주장했지만, 결론은 달러를 사라는 얘기입니다. 달러가 지닌 '달러 스마일'이라는 특성 때문입니다. '달러 스마일'이란 자산시장이 붕괴할 때 혹은 경기가 위축되고 불황이 찾아올 때 달러 가치가 크게 튀어 오르는 특성을 말합니다. 차트로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안전자산 달러
위기 국면에서 큰 폭으로 튀어 오르는 달러/원 환율

 

저자는 코스피 지수와 달러/원 환율 차트를 비교하며 달러가 불황을 대비하는 안전 자산이라고 설명합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와 달러/원 환율 차트(2006년~)

 

 

 

3. 금 투자

저자는 금이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금이 안전자산이라면 달러처럼 주식 시장이 무너질 때 방어력을 보여줘야 하는데 금 가격은 주식 시장과 함께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아래 차트를 보면 2008년 7월부터 2008년 12월 사이 금 가격과 주식시장이 동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금 가격
금과 S&P500 지수(2008~2009 금융위기)

 

저자는 금의 특성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 원자재로서의 특성
  • 귀금속으로서의 특성
  • 실물 화폐로서의 특성

금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실물 화폐로서의 금은 달러 가치에 연동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특성을 보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달러 가치의 상승은 금의 악재입니다. 저자는 초저금리 시기, 양적완화와 같은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이 이루어지는 시기에 달러의 공급이 많이 늘어난다면 금의 투자 매력이 부각된다고 설명합니다.

 

 

 

4. 나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

최종장에서 저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시나리오와 경제 성장 시나리오를 함께 제시하며 '위기에 강한 자산에 투자하라.'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시나리오 중에 나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는 2023년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과 닿아 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물건의 수요가 늘어나고 물가가 올라가는, 성장과 수요, 물가의 상승이 동반되는 상황은 좋은 인플레이션입니다. 반면 원유 가격의 급등, 혹은 화폐가치의 급락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인플레이션은 저자가 말하는 나쁜 인플레이션입니다. 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화폐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됩니다.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나 화폐 가치 하락으로 인해 전반적인 생산비는 증가하고 기업들의 마진은 줄어들게 됩니다. 저자는 주식, 채권 시장, 달러 모두 힘든 시기일 때 금이 대안 자산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여러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지만 미래를 내다본 듯 예측이 현실이 되었다니 놀랍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2020년에 출판된 책의 자료도 현재와 괴리가 느껴질 만큼 지난 3년은 변동성이 큰 시장이었습니다. 이런 경제 상황일수록 투자 철학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큰 흐름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부의 대이동」은 저자 특유의 술술 읽히는 설명으로 많은 분들이 거시 경제에 입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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